본문 바로가기
영상/New

이태원 살인사건 - 영화인가 일기인가?

by tAEhAN 2009. 9. 15.
이태원 살인사건

감독 : 홍기선
출연 : 정진영, 오광록, 장근석, 고창석
장르 : 범죄, 미스터리
개인적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는 즐겁거나 감동적인 영화에 대해서는 별로 거부감이 없지만, 그 반대로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비극이나 범죄영화에 대해서는 별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않은 사람이다. 그 이유는 다른 사람의 불행을 바탕으로 어찌되었든 이윤추구를 하고 이득을 본다는 것에 대한 불쾌감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비극적이고 분통터지는 실화를 영화로 만들고자 할려면 영화를 만들려고 하기 이전에 영화를 만드는 실력부터 어느정도 객관적으로 검증을 받고난 후에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일단 한번 시작하고 보자!"라는 생각은 고인이나 피해자들에 대한 모독이다.

이 영화는 언론에 공개되서 많은 사람들이 알고있는 사실을 느리고 천천히 그리고 지겹다고 느껴지도록 똑같이 그려 나간다. 그리고 너무나도 당연한 결말을 한다.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던 영화관계자들이 발품을 팔아서 어렵게 알아낸 놀라운 사실이나 치밀한 분석과 빈틈없는 논리같은건 정말로 하나도 없다. 영화적인 측면에서도 새로운건 없다. 출연자들 출연료 이외에는 들어간 돈이 과연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이 드는 시대에 뒤쳐진 아마츄어적인 영상만이 느리게 돌아간다.

난 영화를 보고나서 영화관을 나오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왜 이 영화를 만들었을까?"
그냥 자극적인 실화를 이용해서 대충 손쉽게 돈벌자는 생각이 었나? 다른 무엇이 있는가?
감독이 알고 싶던건 고작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였나?

비슷한 종류의 영화로 '살인의 추억' 같은 영화는 "미치도록 잡고싶었다" 라는 명대사가 있다. 그리고, 관객들이 범인을 미치도록 잡고 싶어하는 형사들과 공감을 느끼게 만들어 낸다. 관객들도 영화속 주인공 형사들처럼 범인을 잡고싶어 안달이 나게 만들며, 영화의 방향을 잡아간다.

이 영화는 하지만 아무런 방향도 주제도 목적성도 신선함도 없다. 그냥 지나간 과거의 자극적인 실화를 무색무취의 어디선가 지겹도록 많이 봐온 저렴하고 지루한 방식의 영상으로 그냥 쭈~~욱 써내려 간다. 이걸 돈받고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감독의 의도를 한번 들어보고 싶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