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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꽃보다 남자 - 막장에도 길은 있어야 한다.

by tAEhAN 2009. 1. 16.
꽃보다 남자 - 막장에도 길은 있어야 한다.

You feel like your clothes are not there. "당신은 아마도 옷을 안입은듯한 착각에 빠질것이다." 라는 이 섬유유연제 광고는 정말 실패작이었을것 같다. 성과 관음증 노출이라는 모든 인류가 관심을 가지는 손쉽고 효과좋은 소재를 이용했지만, 이 광고를 보고 여자들은 첫번째로 느끼는것은 불쾌감과 모욕감일것 같다. 당연히 싫을테고. 남자들은 어처구니 없어 하면서, 짜증을 낼것이다. 난 아무것도 한게없는데 아무것도 보여주지는 않는 사진을 보면서 순간 멈칫하게 된다. 억울하게 나쁜놈의 이미지가 순간적으로 떠오르게 되는것이다. 욕을 먹더라도 건지는게(?) 있으면 별로 손해보는 것은 없지만, 나에게 보여주는것은 아무것도 없는 미끼성 사진이라고 느끼게 되니...  한마디로 "낚였네"


이 카메라 광고사진을 보시라. 위의 사진과 비교하면 훨씬 자극적이고 파격적인 속옷차림의 두 미녀가 침대에서 몸전체의 피부 대부분을 노출한 전형적인 섹스어필 광고이지만, 그 다지 야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이 카메라는 얼굴자동 인식 이라는 확실한 주제와 내용을 가지고 만들었기 때문이다. 두 여인네의 벌거숭이의 몸매와 함께 뒤편 아파트에서 훔쳐보고 있는 남정네들의 얼굴도 자동인식 한다는 설정이 단순하게 여자를 벗긴 얄팍하고 저질스럽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지워주고 얼굴자동인식 이라는 확실한 주제를 생각나게하여 웃음을 내게 만들어 내는것이다.


지난 13일 꽃보다 남자 4화에서는 약을 탄 물을 마신 금잔디(구혜선)가 다음날 호텔 침대 위에서 눈을 뜨는 모습이 방송을 탔다. 여고생 설정으로 출연하는 금잔디는 화면에서 속옷 차림으로 누워있는 자신의 모습이 찍힌 사진이 교내에 유포된 것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이후 대사에는 “국가대표 호박씨” “걸레 같은 계집애” “벗어. 빨리 벗어” 라고 나오는 등 다소 입에 담기 거북한 단어들이 드라마에서 나왔다. 또한 교내에서 왕따 당하는 역을 연출하고 달리는 자전거를 밧줄에 걸리게 하는 등 자칫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는 장면을 여과 없이 연출했다. 동시에 소화기를 사람을 향해 분출하는 등 폭력적인 모습까지 보였다.
"꽃보다 남자" 가 일본만화가 원작이고 만화에서는 훨씬더 자극적이고 위험한 내용들이 있었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일본만화 이었을 경우에나 허용되는 이야기일 뿐이다. KBS에서 청소년용 드라마에 여고생에게 약물을 먹여서 여관에 끌고간다는 내용을 별다른 노력없이 눈요기용으로 사용 한다는것은 시청율을 위하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현실적으로 시청율을 높이기 위하여 자극적이고 쇼킹한 내용을 몇개 넣을수는 있다. 하지만 위의 카메라 광고처럼 별로 유쾌하지않은 이런 내용을 넣을수 밖에 없는 적절한 상황을 만들고 나서 집어 넣어야 한다. 그냥 무책임하게 싸질러 버리고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의 이런 막가파식 제작은 쪼들리는 케이블TV의 성인프로에서나 용인되는 일이지 공중파, 그것도 공영방송에서 할수있는 일은 아니라고 본다. 성인은 담배를 피울수 있지만 여고생은 담배를 피우면 안되듯이, 일본만화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일지라도 한국의 공영방송에서는 해서는 안되는 선이 분명히 다른것이다.

청소년용 드라마에서 왕따, 폭력, 성폭행 같은 자극적인 내용이 필요하고 이용하고 싶다면, 드라마에서 사용된 그 내용들이 현실에서 악용되거나 사용되기 힘들거나 아니면 반대로 그런 행동을 하기 싫어지게 되는 그런 밑바탕적인 설정을 만들려는 최소한의 노력은 해야한다.

미국의 인기드라마인 CSI는 살인이라는 더 극단적인 소재를 사용하지만, 국내 케이블TV들의 비슷한 소재를 사용한 자극적인 프로그램들과는 다른 평가를 받는점을 살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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